Back here, again by wilma

어쨌든, 마음속으로 약속한 일들을 뭐 하나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지만,
하나 하나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는 다짐.

시간과의 경주 속에서도 비생산적이기만 한 일들이 아무런 의미도 갖지 않도록,
내 안의 단어들이라도 쏟아내는 작업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되돌아보면 (20년 가까이 써먹은 표현대로) 부끄러워 발바닥을 도려내고 싶어질 지언정, 
내가 보내온 시간들의 정체는 결국 수 년이 흘러 다시 되돌아 볼 수 있는 

내가 뱉어낸 단어들만을 통해 추측해 볼 수 있었다는 것. 

7월 11일 오전 4시 경 마흔 다섯의 나이에 처음 깨달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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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7월이 되어,
또 다시 정신없어 지고 또 다시 그 동안의 게으름을 탓하고 있다. 
하루종일 정신없이 일만해도 끝이 나지 않는 앞으로의 3개월이지만,
여느 해보다도 두렵고 걱정되는 2017년의 여름이다. 

그들을 떠나게 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
그 깊은 자긍심을 상처주었던 지난 3년, 
누구의 잘못이라고도 차마 말하지 못한 채 서로에게 원망과 체념의 시선을 보냈던 시간들. 

미안해서도, 야속해서도 아니고,
다만 그들이 떠나야할 정도로 깊게 베인 상처가
과연 내게는 없었는지, 

상처로부터의 고통을 느끼기에는 스스로 끊임없이 주입한 항생제의 약효가 떨어지는 그 순간이 온다면,
과연 나는 어떤 강도의 고통을 느끼게 될지,
아니면 아예 아물어버렸다고 생각한채,
죽을때까지 항생체 처방을 받아가면서 그렇게 살아가게 될지,

그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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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언니는 가늠이 되지 않고, 강언니는 만성 피로가 가시지 않는다. 
같이, 바꿔갈수 있을까?
결국, 이겨내고 다시 건강해질 수 있을까? 

몇 년만에 다시 돌아왔으니, 
이 질문을 먼저 남기되,

당분간 이 질문은 남기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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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래도
연애는 하고 싶다.


7-24 by wilma


1. 
어제만 해도 정엽이랑 통화하면서 "생각보다는 안 정신없어."라고 말했던거 같은데, 생각해보니까 일단 이번주는 일주일 내내 출근이다. 슬슬 stress from days being deprived가 몰려오려는 중.

2. 
그래도 할 건 해야한다. 청소. 간만에 토스터, 찜기, 케틀 전부 빤딱빤빡하게 닦았다. 뭔가 하루하루가 꿉꿉할 땐 물건이라도 뽀득뽀득해야 하는 법. 

3. 
여기 왜 다시 들어왔나 다시 생각해 봤더니. 
역시, 원고 마감. 


old habit dies hard.

 

i.TOLD.u.SO by wilma

1. 
not gonna repeating "when I came back here..." 


view from my studio in Busan


2. 
부산에 온 지 벌써 한달이 되어 간다. 말 그래도 '멘붕'의 일주일을 보내고, 겨우 숙소를 '가짜-집'으로 만들고, 다른 것들은 하얗게 지운 채 시작했던 첫 한달이 벌써 지나간다. 슬슬 집과 회사를 오가는 기계같은 일상에서, 그 사이를 하릴없이 때우는 '진짜' 일상으로 슬슬 바뀌어가는 것을 느끼면서 사람에겐 환경보다 습관이 더 중요한가보다 싶은. 그 사이를 뭔가 생산적인 - 여기서 생산적이란, 결국 논문 뿐 - 일로 채우기엔 지금 이 시간이 너무 분주하고, 하릴없이 때우기는 지금 이 시간이 너무 아쉽다. 그 사이에서 어정쩡, 일만 하고 있는게 심지어 속 편하기까지 한거보면, 내 정신이란 본디 그리 복잡하지도 흥미롭지도 않은 모양이다 싶은 생각. 


3. 
출퇴근을 같이 하며 거의 유사-가족화 되어가고 있는 hyo와 오늘 사진찍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둘 다 자기 사진을 거의 갖고 있지 않다. 남들이 찍어 FB에 올린 지난 8-9년간의 나의 사진을 보자면 소위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되지만, 결국 그것도 버릇이 문제라는. 어찌된건지 아침의 저 대화가 나름 흔적을 남겼나 꼭두밤 여길 들어오게 되었다.


4. 
찌끄래기라도 이건 버릇든 적이 있었으니,
이 흔적이라도 가끔 남겨놓아야 하겠다.  


5.
얼마전 찾은 흔적. 
게을러진 감정에 흔들림이 있었다.


me and bro. circa 1977



Back to pages by wilma



생각해보니,
꼭 써야할 일이 없으면 글쓰지 않는 버릇이 든 것도,
여길 떠난 이후에 시작된 것 같으니.



babies from this year by wilma



이 블로그는 이미 무덤으로 낙인찍혀 아무도 오지 않으므로,
그리고 검색도 나름 막아 놓았으므로.

지극히 개인적인(그러나 다른 영화들이 알면 무쟈게 미안해지는) 올해의 아가들.

 어르신, 힘들었다. 사실 어르신은 힘드신 분이 아닌듯 하나, 어르신 주위분들이 힘들었다. 아니 어르신 주위에 너무 많았다, 사람들이. 올해 여든 넷, 칸 이후 쉬셨다가(!) 새 작품 준비하신다니 어찌 떼써서 모셔올꼬. 아드님, 오신다. 그래도, 주연이다.

 AJ의 서명은 오롯이 있되, 뭐랄까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액세서블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기괴하기 짝이 없고 정말 엉뚱한 그 아이디어들 모두 오리지널하지만, 이상하게 유니버설한 감동이 있다. 괴작이라기 보다는 미작. 



 지난 7년간 특별전 꾸리면서 제일 자주 등장한 토픽이 '어번'인 것은 반드시 논문 때문만은 아니다. 어번 말고 이 도시에서 뭘 더 얘기하겠는가. 아무튼, 빌이 퍼스널 페이보릿이라고 꼭 넣었으면 한다하여 빼놓을 수 없었던 타이틀. 2007년 브뤼셀에서 35mm로 보고 침 흘리며 좋아라했던 기억이 새롭다.  



 1월 로테르담에서 가장 처음으로 보았던 영화. 출장 가면 첫 영화가 사실 매우 중요한데, 운 좋게도 처음 본 영화가 이 보물이었다. 썩어가는 신체에서 끊임없이 비체를 제거하는, 그 자체로 비체인 주인공의 신체에 각인된 피로감은 그 어떤 픽션에서보다 더욱 강렬하고 아름다워 미안하고 고통스럽다. 멕시코, 이러니 눈을 돌릴 수가 없다. 

 

 멕시코 만큼이나 눈을 뗄 수 없는 곳이 바로 아르헨티나. 마르코는 제작년 Teddy 심사할 때 마라랑 둘이 박박 우겨가면서 결국 대상을 안겨줬던 AUSENTE 때문에 바로 사랑에 빠졌다. AUSENTE도 그랬지만, 분명 마르코는 '시선'과 '긴장'이 무언지 어떻게 만들어가는지를 잘 알고 있는 감독이다. 안타깝게도 세일즈와의 '다툼(!)'으로 당시 라인업에서는 포기해야 했지만 이번에는 성공하여 기쁘다. 이 영화는 차곡차곡 긴장을 쌓아나가는 시선, 그리고 그 시선을 피하는 피사체의 시선 사이의 끊임없는 줄다리기가 압권이다. 그 긴장이 너무나 짜릿해서 살짝 숨이 막히기도 하다.  



 시선은 이렇게 피사체를 힐끗 거리고, 피사체의 시선은 바라보는 시선을 눈치채지만 마치 놀리듯 그 시선을 피한다.  



 그래서 이렇게 마주보기라도 할라치면, 어쩔 줄 모르게된다. 저걸 보는 내가. 



 일단은 여기까지. 
 올해는 아가가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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